차량 배기가스와 국지적 온도 상승의 관계 (제 5편)

서론 

도시의 교통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의 문제가 아니라 미세기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차량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와 열은 대기 오염뿐 아니라 국지적인 온도 상승을 유발합니다. 교통 혼잡 지역이나 대로변은 주변보다 공기가 뜨겁고 답답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있는 현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차량 배기가스가 어떻게 국지적 기온을 높이고, 도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ㄱ 

본문

1. 차량 배출열의 직접적 영향

자동차는 움직이는 순간부터 열을 끊임없이 만들어냅니다. 엔진에서 연료가 연소될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차량 주행에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이 에너지의 절반 이상이 열로 소모됩니다. 라디에이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공기, 머플러를 통해 빠져나오는 고온의 배기가스, 그리고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열까지 합쳐지면 차량 한 대가 작은 이동식 히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여름철 도심 도로에서는 수천 대 차량이 동시에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대기와 도로 표면의 온도가 순식간에 상승합니다. 실제로 교통량이 많은 구간에서는 차량 주변의 공기 온도가 주변보다 3~5℃ 더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흔하며, 정체 구간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커집니다. 이처럼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심 기온을 끌어올리는 ‘이동식 열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ㄱ

2. 배기가스와 열섬 현상

차량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는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탄화수소 등이 포함됩니다. 이들은 대기 중에서 열을 가두는 온실가스 역할을 하며, 열섬 현상을 강화합니다. 특히 도심 고층 건물 사이의 도로에서는 배출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해 오염물질과 열이 함께 축적됩니다.

3. 교통 혼잡 구역의 국지적 온도 상승

교통 체증이 심한 교차로나 터널 입구, 대형 도로 주변은 ‘국지적 열지대’로 불립니다. 엔진 공회전으로 인한 열 방출이 집중되면서 주변 기온이 높아지고, 통행인들은 뜨거운 복사열과 매연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이는 체감 온도를 크게 올려 시민 건강에 부담을 줍니다.

 

4. 도로 포장재와의 상호작용

차량에서 발생하는 열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흡수되어 다시 복사열로 방출됩니다. 이 과정은 낮 동안뿐 아니라 밤에도 이어져 도심의 온도를 장기간 높게 유지시킵니다. 차량 배기가스와 포장재가 결합하면서 열섬 현상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5. 공기 정체와 바람의 방해

교통량이 많은 대로변은 고층 건물과 방음벽으로 둘러싸인 경우가 많아 바람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배출가스와 열이 대기 중에 머물며 국지적 온도를 높이고, 오염물질 농도까지 증가시킵니다.

 

광고

6. 시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

• 열사병과 탈수 위험: 배출열로 인한 높은 기온은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부담을 줍니다.
• 호흡기 질환 악화: 고온 환경은 배출가스 성분과 오존 농도를 높여 천식·기관지염을 악화시킵니다.
• 노약자 취약성: 고령층과 어린이는 온도 변화와 오염물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7. 국지적 온도 상승을 줄이기 위한 대책

• 대중교통 활성화: 차량 수를 줄여 열과 배출가스 발생량을 감소시킵니다.
• 친환경 차량 도입: 전기차, 수소차는 엔진 열과 배기가스 배출이 적습니다.
• 도로 설계 개선: 녹지 도로, 투수성 포장재, 바람길 확보 등을 통해 열 축적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공회전 제한 정책: 신호 대기나 주차 시 엔진을 끄도록 유도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광고

결론

차량 배기가스는 단순한 대기 오염원이 아니라 도시의 국지적 기온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입니다. 엔진 열, 배기가스의 온실효과, 교통 정체, 포장재와의 상호작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열섬 현상을 악화시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도시 차원의 정책, 친환경 교통수단 확산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도시의 기후를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도로 위 차량의 영향을 줄이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